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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리뷰

일본 음악 드라마 ‘콰르텟’ : 등장인물, 대략적인 줄거리 그리고 시청 후기

by 토모타임 2025. 8. 24.

1. '콰르텟'이 보여주는 음악 드라마와 생활 드라마로서의 특징

이 작품은 음악을 다루지만, 화려한 무대보다 연습실과 식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진동과 일상에 더 오래 머뭅니다. 현악사중주가 한 곡을 완성하려면 악보보다 호흡을 먼저 맞춰야 하듯이, 네 사람이 서로의 속도를 듣고 고쳐 가는 과정을 차분히 보여줍니다. 보통 음악 드라마가 경연, 성공, 환호를 앞세운다면 여기서는 불협화음이 만들어지는 지점, 이를 덮는 농담, 끝내 사과로 봉합되는 순간 같은 생활의 단면이 핵심이 됩니다. 좀 더 현실적인 인간성에 초점을 맞춘 음악 드라마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대사도 독특합니다. 말끝을 겹치지 않고 살짝 비워 두는 연출을 통해 시청자는 그 공백 속에서 등장 인물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읽게 됩니다. 연주는 사건을 해결하는 무기가 아니라 정서를 번역하는 언어로 사용되고, 곡의 템포가 관계의 온도를 바꾸는 장면이 잦습니다. 공간의 질감도 기억에 남습니다. 겨울 공기가 묻어나는 가루이자와의 골목, 레스토랑 조명의 따뜻한 색, 별장 거실의 나무 냄새 같은 디테일이 음악의 잔향처럼 장면에 눌어붙습니다. 느리다고 느낄 수 있으나 그 느림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본연의 리듬감이라고 불 수 있습니다. 손짓 하나, 컵을 내려놓는 타이밍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그 미세한 차이가 한 악장의 흐름을 바꿉니다. 저는 이 장르가 결국 신뢰의 기술을 묻는다고 생각합니다. 박자와 음색을 맞추듯, 서로의 말할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느냐가 곧 관계의 완성도입니다. 그래서 음악은 배경이 아니라 시간의 기록처럼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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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콰르텟'의 등장인물 소개

네 사람은 각자의 결핍을 안고 사중주 팀을 꾸립니다. 바이올린을 맡은 마키 마키는 사라진 남편의 그림자와 함께 살며 겉으로는 침착합니다. 하지만 활을 고쳐 잡는 짧은 호흡에서 불안이 새고, 그 미세한 떨림이 과거의 무게를 암시합니다. 첼리스트인 세부키 스즈메는 느슨한 생활 습관과 예민한 촉을 동시에 지닌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때로는 태평해 보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마음을 오래 지켜보는 인내심이 있는 인물로서, 결정적인 순간에 의외의 한마디를 내놓습니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이에모리 유타카는 무엇이든 규칙과 절차로 설명하려 하며, 엄격한 태도가 불안을 다루는 방식으로 자리잡은 인물처럼 보입니다. 제2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벳푸 츠카사는 장소와 사람을 잇는 감각이 뛰어나 집과 무대, 손님과 연주자 사이를 부드럽게 엮어 냅니다. 네 사람은 벳푸 가족의 별장에 머물며 레스토랑 녹턴에서 연주를 이어 가는데, 이 반복되는 생활이 네 사람의 비밀을 서서히 수면 위로 띄웁니다. 그 비밀을 풀어나가는 서사가 드라마의 주된 스토리 라인을 구성합니다. '콰르텟'에서는 주변 인물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녹턴에서 일하는 키스기 아리스는 네 사람의 관계 바깥에서 작은 균열을 확대하고, 시어머니인 마키 쿄코는 며느리를 의심하며 사건의 초점을 흔듭니다. 남편인 마키 미키오의 드라마의 중반 이후 부터 존재감이 또렷해지며 중심인물들의 결정적인 선택을 압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특색있는 인물들의 조합은 시청자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인 듯 보이는 서사 속에서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합니다. 공감, 논리, 관찰, 연결이라는 서로 다른 힘이 톱니처럼 맞물릴 때 음악도, 관계도 한 단계 정리됩니다. 저는 마키가 보고를 하듯 담담히 자신의 마음을 설명하고, 다른 셋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을 오래 기억합니다. 그 침묵이야말로 이 팀의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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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콰르텟'의 전체 줄거리 설명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노래방에서 우연히 어울린 네 사람이 도넛홀이라는 이름으로 사중주 팀을 만들고, 가루이자와의 별장에 함께 살며 연주를 이어 갑니다. 초반에는 팀의 호흡을 맞추고 생계의 리듬을 세우는 회차가 이어집니다. 그래서 초반부에는 흐름이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중반부터 주요 인물들의 과거가 어땠는지 서서히 드러납니다. 사라진 남편에 얽힌 진실, 오래된 상처, 타인의 기대와 자기보존 사이의 갈등이 사건으로 드러나고, 한 번 던진 농담이 다음 회차의 갈등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이 서사는 결론보다 '과정'에 집중합니다. 누군가는 농담으로 어색함을 덮고, 누군가는 연주로 말을 대신하며, 어떤 이는 침묵으로 동의나 거절을 표현합니다. 회차가 끝날 때마다 질문이 하나씩 남고, 다음 날 문득 떠오르도록 여백을 남깁니다. 편성은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TBS에서 10부작으로 방영된 단일 시즌입니다. 마무리에는 네 배우가 결성한 유닛의 노래가 매회 흐르는데, 각 회차의 감정을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드라마가 주로 연출되는 장소 또한 제한적입니다. 별장, 레스토랑, 겨울 거리, 버스정류장 정도가 주 무대지만, 자주 반복되는 공간 덕분에 감정의 미세한 변화가 더 선명해집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간이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연출이 시청자로 하여금 더욱 새로운 감정을 체험하도록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구성이 오래 남는 여운을 만든다고 봅니다. 사건이 닫히는 순간에도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열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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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중의 평가와 나의 개인적인 시청 소감

방영 당시 대체로 호평이 많았습니다. 과장된 반전 대신 섬세한 각본과 배우들의 미세한 연기가 힘을 얻었고, 음악과 연출의 톤이 과도한 감정 몰입을 피하면서도 충분한 여운을 남긴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생각보다 매니아층에 의해 선호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호평을 얻었던 것은 연출의 영향과 전달하는 메세지의 특수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선 이 글을 쓰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 몇 개가 먼저 떠오릅니다. 마키가 활을 들기 전 아주 작게 들이마시는 숨, 스즈메가 컵을 탁자에 내려놓고 한 박자 늦게 미소를 거두는 순간, 이에모리가 자신의 논리를 접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표정, 벳푸가 합의를 확인하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타이밍.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관계의 온도를 바꿉니다. 이 드라마는 거창한 진실 폭로보다 작은 거짓말의 용도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누군가를 지키려던 침묵이 다른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고, 때로는 솔직함이 더 큰 파문을 부르기도 합니다. 그 사이에서 인물들은 상처가 덜 나는 문장을 찾기 위해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갑니다. 저는 마지막 회를 보고 휴대전화를 뒤집어 탁자에 두었습니다. 당장 감상을 쏟아내기보다, 화면의 여백이 조금 더 오래 남기를 바랐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보니 마음속 체크리스트가 하나 늘었습니다. 서둘러 판단하지 말 것, 설명보다 먼저 듣는 시간을 둘 것. 드라마가 끝난 자리에서 시작된 이 작은 실천이 작품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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